[부동산 시장/동향] “아무리 묶어봐야 매물 없으면 뛸 수밖에”…서울보다 더 오른 경기 규제지역

정책 입안자들의 책상 위에서 그려진 완벽한 청사진이 시장의 거친 현실과 만났을 때 어떤 희비극이 펼쳐지는지, 우리는 지금 경기도에서 목도하고 있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온갖 족쇄를 채웠더니,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한 투기와 수요의 용암이 경기도의 규제지역으로 흘러넘쳐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중이다.

시장의 비웃음은 숫자로 증명된다. 올해 들어 용인 수지구의 아파트값이 7.09% 치솟는 동안, 서울에서 가장 뜨겁다는 성북구는 고작 4.3% 오르는 데 그쳤다. 안양 동안구(6.02%), 광명시(5.03%) 등 규제의 깃발이 꽂힌 곳마다 서울을 압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정책 실패를 증명하는 가장 명백한 성적표다.

정부는 ‘거래’를 묶으면 ‘가격’이 잡힐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에 집착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이름 아래 2년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고, 임대차 계약이 남아있으면 허가조차 막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결과는 어땠는가? 시장의 혈관을 틀어막으니 피가 돌지 않는 ‘공급 경색’이라는 치명적 부작용만 낳았다. 지난 1년간 하남시의 매물은 53.8%, 광명시는 46.4% 증발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위축이 아니라, 정책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기근(飢饉)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배우지 못했을 뿐

이 기시감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는 이미 과거 정부에서 수십 번의 부동산 대책이 낳은 ‘풍선효과’라는 비극을 겪었다. 수요를 억누르는 데만 혈안이 되어 공급의 숨통을 조이면, 결국 그 수요는 가장 약한 고리를 터뜨리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분출한다는 교훈 말이다. 이는 19세기 인도의 영국 식민정부가 코브라를 퇴치하기 위해 보상금을 걸자, 사람들이 보상금을 타기 위해 코브라를 사육하다 결국 개체 수가 더 늘어난 ‘코브라 효과(Cobra Effect)’의 전형적인 경제학적 사례다. 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낳는다는 착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의도: 투기 수요 억제 및 가격 안정
  • 현실: 매물 잠김으로 인한 공급 부족 심화
  • 결과: 거래 가능한 소수 매물에 수요가 몰리며 가격 폭등

시장에 나오는 신규 분양 단지에 청약자들이 구름처럼 몰리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기존 주택 시장의 사다리가 걷어차인 상황에서, 새 아파트는 유일하게 남은 탈출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안양과 수원에 들어서는 새 단지들이 주목받는 현상은 시장의 정상화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기존 주택 시장이 얼마나 깊은 병에 걸렸는지를 반증하는 비명에 가깝다.

매물이 없으면 가격이 뛴다.

이토록 단순한 시장의 제1원리를 부정하려 했던 시도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오만은 결국 시장의 자생적인 공급 능력을 파괴하고, 실수요자들을 더 깊은 패닉으로 몰아넣었을 뿐이다. 이제라도 인정해야 한다. 쇠사슬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 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족쇄가 아니라, 거래의 물꼬를 터줄 자유와 예측 가능한 공급의 청사진이다.

※ 본문의 해석과 전망은 작성자의 주관적 관점이 포함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공개된 지표를 기반으로 하였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종 판단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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