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지원금] ‘1년 학비 3000만원’ 연예인 자녀들 몰리더니…터질게 터졌다

교육부가 미인가 국제학교에 칼을 빼 들었다. 3년 징역, 3천만 원 벌금, 이행강제금 도입까지. 마치 거대한 범죄 조직이라도 소탕하는 듯한 기세다. 하지만 이는 암세포는 그대로 둔 채 피부에 난 종기만 도려내겠다는 외과 수술과 다를 바 없다. 본질은 외면한 채, 현상에만 집착하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식 정책 대응이다.

왜 연 3000만 원이 넘는 거금을, 심지어 학력조차 인정되지 않는 ‘불법’ 시설에 기꺼이 지불하는 부모들이 줄을 서는가? 그들을 허영심에 가득 찬 ‘극성 학부모’로 치부하는 것은 게으른 분석일 뿐이다. 이것은 교육 시장에서 벌어지는 가장 냉철하고 처절한 가치 투자다. 지금의 공교육 시스템이 아이의 미래 자산 가치를 담보해주지 못한다는 강력한 불신임 투표인 셈이다.

A씨의 계획은 상징적이다. 국제학교에서 영어 실력을 쌓은 뒤 초등학교 4학년 때 ‘공립턴’ 하겠다는 전략. 이는 공교육을 ‘필수재’가 아닌, 특정 시점에 활용하는 ‘옵션’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부모들은 더 이상 국가가 설계한 획일적인 교육 트랙을 맹신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녀의 교육 포트폴리오를 직접 설계하고, 공교육과 사교육, 심지어는 불법 교육 시설까지 동원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수익률을 극대화하려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1980년의 망령

이 기시감은 어디서 오는가. 1980년, 전두환 정부는 ‘과외 전면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과외 수요가 사라졌나?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시장은 더 깊은 음지로 숨어들었다. ‘몰래바이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단속을 피해가며 암암리에 이뤄진 비밀 과외는 부르는 게 값이 되었다. 결국 정부는 1989년 과외 금지 조치를 완화했고, 2000년 헌법재판소는 위헌 결정을 내리며 국가의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지금 미인가 국제학교에 대한 철퇴는 40여 년 전 과외 금지 조치의 완벽한 복사판이다. 수요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고 공급만 억누르려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 아니,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음성화된 시장은 가격 왜곡과 정보 비대칭을 낳고, 결국 이번 사태처럼 ‘먹튀’나 부실 교육 같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정부의 섣부른 규제가 오히려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셈이다.

  • 정책적 희소성: 전국에 인가된 국제학교는 고작 7곳. 그나마도 제주와 송도 등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이는 사실상 수도권의 대다수 학부모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공급을 인위적으로 막아놓고 왜 대체재 시장이 커지냐고 묻는 것은 위선이다.
  • 수요의 본질: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영어’가 아니다.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창의성 중심의 글로벌 커리큘럼에 대한 갈망이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현재의 공교육이 길러주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이 시장의 가장 큰 동력이다.
  • 정부의 역할 착각: 국가는 교육의 ‘독점 공급자’가 아니라 ‘품질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다양한 교육 모델의 등장을 장려하고, 엄격한 기준을 통해 인가하며,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 현대 국가의 역할이다. 불법 딱지를 붙여 때려잡는 것은 가장 손쉬운, 그러나 가장 무책임한 행정 편의주의다.

결국 이 문제는 교육의 다양성을 억압하는 낡은 법과 현실의 수요가 충돌하며 벌어진 필연적 파열음이다. 벌금과 폐쇄 명령으로 학부모들의 불안과 욕망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책 결정자들의 심각한 오만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칼을 뽑아들어야 할 곳은 허름한 미인가 교육 시설이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발맞추지 못하고 관성과 기득권에 안주해 온 공교육 시스템의 심장부다. 더 많은 양질의 ‘선택지’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경쟁시키는 것만이 해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제2의 채드윅’, ‘제3의 NLCS’를 표방하는 음지의 교육 실험은 형태만 바꾼 채 계속될 것이고, 정부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두더지 잡기 게임을 계속하게 될 뿐이다.

※ 본 칼럼은 에디터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통찰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참고 자료일 뿐, 어떠한 경우에도 전문적인 투자 권유나 법적 책임의 근거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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