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동향] ‘속 타는 세입자’…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 6.8억원 ‘최고치’

정책 입안자들이여, 6억 8147만원이라는 숫자가 정녕 보이지 않는가? 이것은 단순한 시장 가격이 아니다. 선량한 의도로 포장된 규제가 어떻게 시장을 파괴하고, 보호하려던 서민의 목을 조르는지에 대한 처참한 성적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는 ‘공급 부족’이라는 상투적인 진단을 넘어, 이 재앙을 설계한 자들의 오만을 직시해야 한다.

시장은 언제나 신호를 보낸다. 올 초 대비 32.5%나 증발해버린 전·월세 매물,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108.4의 전세수급지수는 명백한 구조 신호다. 하지만 정책 당국은 이 신호를 애써 무시하며 ‘투기 억제’라는 낡은 레코드판만 돌리고 있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강북구 전셋값이 한 달 만에 3.86% 폭등하는 등, 이제 서울 시내에서 ‘합리적인’ 주거 공간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 되어버렸다.

역사는 반복된다, 더 지독하게

우리는 이 끔찍한 데자뷔를 이미 경험했다. 2020년, 세입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던 ‘임대차 3법’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단기적으로 세입자를 보호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시장의 씨를 말려 4년 뒤의 전세대란을 예고한 ‘시한폭탄’이었다. 집주인들은 시장에 매물을 내놓기를 꺼렸고, 신규 계약의 푯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 실패의 완벽한 재방송이다.

  • 실거주 의무의 덫: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실거주 의무 강화는 갭투자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잠재적 임대 공급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누군가의 ‘내 집 마련’은 다른 누군가의 ‘전셋집’이 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본 원리를 망각한 조치다.
  • 징벌적 세금의 역설: 다주택자를 ‘악’으로 규정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마저 축소·폐지하려는 움직임은, 그들이 보유한 주택을 임대 시장이 아닌 매도 시장으로 내몰거나, 아예 ‘버티기’로 유도할 뿐이다. 결국 세금 부담은 어떻게든 세입자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 시장을 이기려는 정책은 언제나 시장의 복수에 직면한다.
  • 공급 절벽의 현실화: 정책 실패가 수요와 공급의 왜곡을 낳는 동안, 진짜 공급은 말라가고 있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은 작년보다 26.9% 줄었고, 내년에는 1만 7천 가구 수준으로 곤두박질칠 예정이다. 이는 정책적 실수가 물리적 공급 부족과 만나 최악의 시너지를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현재의 전세대란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순환이 아닌, 명백한 ‘인재(人災)’다. 시장의 자생적 공급 능력을 거세하고, 모든 집주인을 투기꾼으로 몰아세우며, 가격만 억누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믿었던 정책적 오만의 필연적 귀결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이라도 책상 위 숫자와 명분이 아닌, 차가운 현실을 봐야 한다. 서울 평균 전셋값 6억 8천만원 시대는, 그들의 실패가 서민들의 삶에 새겨놓은 낙인과도 같다.

※ 이 글은 거시 경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된 오피니언 칼럼입니다. 제공된 정보의 완전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투자 및 의사결정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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